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이야기

아버지 생신상

구절판

이번 아버님 생신을 내가 깜박했다.   이럴 수가 내가 어찌 시아버님 생신을 깜박할 수 있는가...

작년부터 조금 힘들었던 탓도 있고 이번엔 남편 훈련에 정신이 집중되었나 보다 하고 변명을 늘어 놓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간다 이때쯤 긴장하고 아버님 생신을 챙기고 또 챙겼는데..

그러고보니 이맘때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올라오시기도 하셨던것 같은데 

이번엔 시골에 집을 지으셔서 안올라오셨다.  

나도 참 잊을 것을 잊어야지 그래서 이번 설에 가서 아버님 생신상을 차려드렸다.  

늦었지만 양력생일 전이라서 위로하며 아버님 죄송해요~~

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차려드리고 앞으로 절대 잊지 않겠노라 다짐하였다.


그런데 엊그제 문득 친정아버지 어머니 오직 내손으로 시아버님처럼 차려드린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시부모님 구절판 여러번 해드려도 

친정 부모님 생신상에 구절판 한번 안해드린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한숨이 밀려들어 긴 생각에 빠졌다.  한평생 힘들게 우리를 길러주신 

친정부모님께 나는 무얼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친정아버지 생신에는 내려가서 구절판에 생신상 차려드려야겠다.

일식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아버지 생신상 거하게 차려드려야지...다짐하고 다짐한다.

팔십이 다되어가시는 친정어머니는 구십이 다되어가는 아버지가 

백살까지 사셔야하는데 하며 걱정하시는데

나는 아직 한번도 효도 다운 효도를 해드린적이 없었다. 

출가외인이라 시집간 딸이 시집가족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어머님 말씀만 듣고

이기적인 나를 생각하면서 나는 몹시 죄송스러웠다. 아버지 참 막내딸 불효녀다 그쵸~~

아버지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늘 자신의 시간에 충실하신분

매일 일어나서 운동하시고 청소하고 아침밥 똑같은 시간에 드시고

강아지 밥챙겨주시고 매일 신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시고 오리고 스크랩하시고

어떤날은 바둑 어떤날은 혼자 고스톱도 치시고 요일을 정해가며 하시고 점심드시고 

산책가시고 티비보시고 개 산책시키시는것이 일상에 전부이신 아버지 

어쩔때는 무슨재미로 사시나 하는데 아버지는 그렇게 생활하시지 않으시면 불안하게 여기신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적이 있다.  나에게 가장 컸던분...아버지

 외국을 왔다갔다하시고 한국에 오실때는 늘 동네 어귀에 있는 제과점에서 상투과자를 사오셨다.

난 그래서 아직도 상투과자를 좋아한다.  아빠에 대한 사랑을 가장 많이 느꼈던 기억이였나? ㅎ

그저 건강히 오래오래 우리곁에 엄마곁에 계셔주셔요~~ 그래야 엄마 외롭지 않죠~~

엄마도 건강히 오래오래 계셔주세요~~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소소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봄이 왔습니다~~  (0) 2017.03.10
마음아! 이겨라!  (0) 2017.02.16
부산에서 열리는 전시  (0) 2017.01.09
크리스마스 장식  (12) 2016.11.30
영화 '순종'  (0) 2016.11.25